
어젯밤까지 멀쩡하다가 아침부터 배가 심상치 않을 때가 있습니다. 급하게 나갈 일정이 있으면 편의점부터 들르게 되는데, 막상 진열대를 살펴봐도 설사약이 보이지 않아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국에서 흔히 권하는 락토프린정과 편의점에서 파는 약은 실제로 어떻게 다를까요.
핵심 요약
결론부터 말하면, 편의점에서는 아직 지사제를 살 수 없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안전상비의약품 13개 품목(해열진통제 5종, 소화제 4종, 감기약 2종, 파스 2종)에는 지사제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사제는 락토프린정처럼 약국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며, 제품마다 성분과 작용 방식이 다릅니다.
편의점에 지사제가 없는 이유
지사제(止瀉劑)는 설사를 멈추는 약을 뜻합니다. 그런데 설사는 몸에 들어온 세균이나 상한 음식을 빨리 내보내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기도 해서, 무조건 멈추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정부가 지사제를 안전상비의약품에 넣는 데 신중한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습니다.
현재 지정된 안전상비의약품 13개 품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 해열진통제 5종: 타이레놀정500mg, 타이레놀정160mg, 어린이타이레놀정80mg,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 어린이부루펜시럽
- 소화제 4종: 베아제정, 닥터베아제정, 훼스탈골드정, 훼스탈플러스정
- 감기약 2종: 판콜에이내복액, 판피린티정
- 파스 2종: 제일쿨파프, 신신파스아렉스
보건복지부는 2017~2018년 지사제와 제산제를 이 목록에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대한약사회의 반발로 무산됐습니다. 2026년 들어 상비약을 최대 20개까지 늘리는 방안이 다시 논의되고 있고 지사제·제산제가 유력한 추가 후보로 거론되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당장 지사제가 필요하다면 약국을 찾아야 합니다.
지사제, 작용 방식에 따라 나뉩니다
지사제는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장의 운동을 억제해 설사 횟수를 줄이는 방식, 장내 독소나 세균을 흡착해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방식, 항균 작용으로 원인균을 직접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락토프린정처럼 여러 성분이 함께 든 복합 지사제는 이 중 두세 가지 방식을 동시에 활용합니다. 장운동 억제형은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지만 세균성 설사에서는 오히려 독소 배출을 늦출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고, 흡착형은 작용이 순한 대신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편입니다.
참고로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중 베아제정·닥터베아제정·훼스탈골드정·훼스탈플러스정은 소화제입니다. 소화효소가 부족해 생기는 소화불량에 쓰는 약으로, 설사를 멈추는 지사 효과와는 다릅니다. 편의점 소화제를 먹었는데 설사가 안 멈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약국 대표 설사약, 락토프린정 성분
락토프린정은 노바엠헬스케어의 일반의약품으로, 다섯 가지 성분이 함께 들어있는 복합 지사제입니다.
- 베르베린염화물수화물·아크리놀수화물: 장내 유해균 증식을 억제하는 항균 성분
- 스코폴리아엑스: 과도해진 장운동을 진정시켜 복통과 설사를 줄이는 성분
- 비스무트차질산염: 장 점막을 보호하고 자극을 줄이는 성분
- 락토바실루스스포로게네스균: 장내 유익균 균형을 돕는 성분
만 15세 이상은 1회 2정을 1일 3회 식후에, 4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복용합니다. 임산부와 수유부, 만 7세 이하 어린이는 복용하지 않으며 3일 이상 계속 먹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복용 중 발진이나 소화불량 같은 이상반응이 나타나면 즉시 복용을 멈추고 약사와 상담해야 합니다.
약국에서 살 수 있는 다른 지사제
편의점 대신 약국에 가면 락토프린정 외에도 몇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 구분 | 락토프린정 | 스멕타 계열 | 정로환 계열 |
|---|---|---|---|
| 분류 | 일반의약품 | 일반의약품 | 일반의약품 |
| 주요 성분 | 베르베린, 아크리놀, 스코폴리아엑스 등 복합 성분 |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흡착 성분) | 구아야콜 계열 |
| 작용 방식 | 항균 작용 + 장운동 억제 | 독소·세균 흡착 후 배출 | 살균 작용 + 소화 촉진 |
| 참고 | 세균성 설사, 복통 동반 시 고려 | 급성 설사 초기 완화에 적합 | 식체·배앓이 동반 시 고려 |
스멕타 계열은 성인 기준 1회 3g을 1일 3회 복용하며, 급성 설사 초기 3일은 용량을 2배로 늘릴 수 있습니다. 흡착 성분이라 다른 약과 함께 먹으면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 시간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 합니다.
정로환은 원래 크레오소트가 주성분이었지만, 발암 우려가 제기되면서 2022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크레오소트 함유 제품의 허가를 취소했습니다. 지금은 성분이 구아야콜로 바뀐 제품만 유통되고 있습니다. 가격대와 복용법이 제품마다 다르므로, 어떤 약을 고르든 본인 증상에 맞는지는 약사와 상담 후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병원부터 가야 하는 경우
지사제는 일시적인 증상 완화에는 도움이 되지만, 아래 신호가 있으면 지사제 대신 병원을 먼저 찾아야 합니다.
병원 방문이 필요한 위험 신호
• 38도 이상의 고열이 동반될 때
• 변에 피가 섞이거나 검은색 변을 볼 때
• 참기 힘든 심한 복통이나 구토가 계속될 때
• 설사가 2일 이상 이어지고 갈증, 소변량 감소 같은 탈수 증상이 보일 때
• 유아, 고령자, 임산부, 만성질환자인 경우
감염성 설사에서 지사제로 배출을 억지로 막으면 회복이 오히려 늦어질 수 있습니다. 위 신호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병원 진료를 먼저 고려하세요.
지사제를 복용하는 동안에도 수분과 전해질 보충은 함께 해야 합니다. 물에 소금과 설탕을 약간 섞어 마시거나 시판 이온음료를 활용하면 탈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편의점에서 급하게 지사제를 찾다가 없어서 당황했다면, 지금은 약국이 유일한 선택지라는 점을 기억해두면 됩니다. 확대 논의가 통과되면 이 상황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출처:
락토프린정 – 약학정보원
안전상비의약품 약국외 판매제도 – 보건복지부
편의점 상비약 20종 확대 추진 – 한국경제
스멕타현탁액(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 약학정보원
데이터 기준일: 2026년 7월 8일